병원 이름 짓기, 간판 걸기 전에 확인할 세 가지
병원 이름 짓기는 의료법 명칭 표기 규정, 상권 안 이름 중복, 도메인 확보 세 가지를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의료기관 이름은 고유명칭에 종류 명칭을 붙이는 구조여야 하고 진료과목을 병기할 때는 글자 크기가 명칭의 2분의 1 이내여야 합니다. 간판 시안을 넘기기 전에 관할 보건소 사전 확인, 도메인 소유자 명의, 상표 선등록 여부를 확인하면 이름을 다시 정하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병원 이름 짓기는 작명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확인 작업입니다. 의료법이 정한 명칭 표기 규칙에 걸리지 않는지, 상권 안에 같은 이름이 이미 있는지, 그 이름의 인터넷 주소가 아직 남아 있는지. 이 세 가지를 확인하고 나면 후보는 저절로 한두 개로 줄어듭니다. 그런데 개원 준비 단계에서는 순서가 자주 뒤집힙니다. 이름 후보 열 개를 뽑아 가족 단톡방에 올리는 일이 먼저고, 인터넷 주소는 홈페이지 업체를 만나는 날에야 처음 열어봅니다. (저희 업계가 이 순서를 먼저 말해주는 경우가 드뭅니다.)
병원 이름 짓기, 의료법은 어디까지 정해놨나요?
의료기관 이름은 원장님이 고른 고유명칭 뒤에 의원이나 치과의원 같은 종류 명칭을 붙이는 구조로만 쓸 수 있습니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40조가 정한 내용이고, 조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 고유명칭에는 종류 명칭과 헷갈릴 만한 말이나 특정 진료과목, 특정 질환과 비슷하게 읽히는 말을 쓰지 못합니다.
간판에 진료과목을 나란히 적을 때도 기준이 있습니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는 진료과목 글자 크기를 의료기관 명칭 글자 크기의 2분의 1 이내로 하도록 정해놨습니다. 이름 옆에 진료과목을 큼직하게 박은 시안이 올라오면 이 대목에서 걸립니다.
다만 이 이름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제가 판정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 같은 단어라도 관할 보건소의 판단이 갈리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후보를 두세 개로 좁힌 다음, 개설 신고를 접수할 보건소 의약과에 그 이름을 그대로 불러주고 물어보는 게 가장 빠릅니다. 이 통화 한 번이면 간판 재시공 비용이 통째로 빠집니다.
이름이 겹치면 상권 안에서 무슨 일이 생기나요?
같은 이름이 상권 안에 이미 있으면 원장님 의원의 검색 결과가 그 의원의 검색 결과와 섞입니다. 환자는 지도에서 이름으로 찾고 후기도 이름으로 검색하는데, 이름이 같으면 자기가 어느 쪽 후기를 읽고 있는지 본인도 모릅니다.
전국에 같은 이름이 있는 건 큰 문제가 아니고, 문제는 반경 안입니다.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 비슷한 이름의 피부과가 있으면 앞으로 몇 년 동안 쌓을 이름값의 일부가 그쪽으로 흘러갑니다. 반대 방향으로 흘러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죠. 상대 의원의 후기가 나쁘면 그 인상이 원장님 쪽으로 옮겨붙거든요.
정형외과나 한의원처럼 상권 반경이 매출을 만드는 진료과는 이 문제가 더 크게 옵니다. 멀리서 찾아오는 구조가 아니라 동네에서 이름을 듣고 오는 구조라, 이름이 겹치면 재방문 환자까지 헷갈리거든요. 확인은 어렵지 않습니다.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에 후보 이름을 그대로 쳐보고 같은 진료과가 상권 반경 안에 있는지만 보면 십 분이면 끝납니다.
도메인은 왜 이름 정할 때 같이 확인해야 하나요?
도메인은 병원 간판의 소유권과 같아서, 이름을 확정한 뒤에 알아보면 이미 남이 갖고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 도메인은 홈페이지 인터넷 주소를 등록해서 쓰는 권리인데, 먼저 등록한 사람이 임자입니다. 간판 발주까지 끝난 다음에야 주소가 없다는 걸 알게 되면 남는 선택지는 두 개뿐입니다. 어색한 주소를 쓰거나, 이름을 다시 정하거나. 그 얘기가 홈페이지 첫 미팅에서 나오는 순간 그 자리는 대체로 조용해집니다.
개원 준비 단계에서는 후보 이름의 co.kr 주소 하나만 먼저 잡으시면 됩니다. co.kr은 국내 사업자가 쓰는 주소 형태라 병원 이름과 붙었을 때 가장 자연스럽거든요. 철자가 비슷한 주소를 미리 사두는 방어 등록은 이름이 알려진 다음 일입니다.
간판 시안 넘기기 전에 확인할 세 가지
이름 후보를 두세 개로 좁혔다면, 간판 업체에 시안을 넘기기 전에 관할 보건소 사전 확인, 도메인 소유자 명의, 상표 선등록 여부 이 세 가지를 확인하면 됩니다.
관할 보건소 사전 확인은 개설 신고를 접수할 의약과에 후보 이름을 그대로 불러주고 표기가 가능한지 묻는 것입니다. 진료과목을 간판에 같이 걸 생각이면 그 얘기까지 한 번에 하시면 됩니다.
도메인 소유자 명의는 등록 화면의 소유자 항목을 원장님이나 병원 사업자로 채우는 것입니다. 이 항목이 업체 이름으로 들어가 있으면 홈페이지를 옮길 때 주소를 두고 협상해야 합니다.
상표 선등록 여부는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서 후보 이름을 검색해 의료업 분야에 같은 이름이 이미 등록돼 있는지 보는 것입니다. 겹치는 게 나오면 그때 변리사에게 넘기시면 됩니다.
병원 안에 있을 때 이름을 바꿀지 말지를 놓고 몇 달을 미루는 원장님을 여러 번 봤습니다. 바꾸는 절차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이름이 움직이면 간판과 명함과 홈페이지 주소와 지도 등록 정보가 한꺼번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명칭이 바뀌면 개설 신고사항 변경 신고도 붙습니다. 오늘 저녁에 하실 일은 후보 이름 세 개를 적고 보건소 통화와 도메인 조회와 키프리스 검색을 한 번씩 돌려보는 것까지입니다.
저희는 홈페이지 계약서에 도메인 소유자를 병원 명의로 적어 넣습니다. 이미 업체 명의로 등록된 상태라면 무료진단에서 지금 명의가 누구로 돼 있는지부터 확인해보셔도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병원 이름에 클리닉을 써도 되나요?
관할 보건소 확인이 필요합니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40조는 고유명칭에 종류 명칭과 혼동될 수 있는 말을 쓰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고, 개별 단어가 여기 걸리는지는 개설 신고를 받는 보건소가 판단합니다. 후보를 좁힌 뒤 의약과에 그대로 물어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Q. 의원 이름에 진료과목 넣어도 되나요?
명칭과 나란히 표시하는 것은 가능하되 글자 크기 제한이 있습니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는 진료과목 글자를 의료기관 명칭 글자 크기의 2분의 1 이내로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고유명칭 자체에 진료과목과 비슷하게 읽히는 말을 넣는 것은 별개 문제라 사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Q. 병원 이름 바꾸면 신고해야 하나요?
명칭 변경은 개설 신고사항 변경 신고 대상입니다. 관할 보건소에 변경 신고를 하고 간판, 홈페이지 주소, 지도 등록 정보, 인쇄물 서식을 함께 정리하게 됩니다. 이름이 알려진 뒤에 바꾸면 검색에 쌓인 결과도 다시 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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